영상 하나에서
숏폼 8개가 나오는 순서
기계가 손을 대고,
사람은 경계만 정합니다.
12분짜리 토크 인터뷰를 하나 찍었습니다. 여기서 숏폼 8편이 나왔습니다. 그 과정을 순서대로 풀어보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단계는 넷이고, 그중 사람이 하는 건 하나뿐입니다.
1단계 · 전사 — 영상을 검색 가능한 재료로
먼저 음성을 전부 텍스트로 옮깁니다. 단어 하나하나에 시각이 붙습니다. “후킹”이라는 단어가 2분 16초에 나왔다는 것까지 압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이 순간부터 영상을 눈이 아니라 글로 다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12분을 다시 보지 않아도 어디에 무슨 말이 있는지 훑을 수 있습니다.
한 번만 합니다. 이후 몇 번을 다시 뽑든 이 결과를 재사용합니다. 12분 원본 기준 10분쯤 걸립니다.
2단계 · 콘티 분할 — 여기가 사람의 일
전사본을 통째로 읽고 주제가 바뀌는 자리를 찾아 한 편씩 끊습니다. 기계는 이걸 못 합니다. 문장이 끝나는 자리는 알아도, 이야기가 끝나는 자리는 모르기 때문입니다.
판단 기준은 넷입니다.
| 기준 | 어디로 잡나 | 왜 |
|---|---|---|
| 시작점 | 질문·도입부를 자르고 본론부터 | 앞에 “근데 그런 거는” 같은 군더더기가 붙으면 그만큼 뒤로 당김 |
| 끝점 | 문장이 완결되는 자리 | 다음 질문의 도입부가 딸려오면 그만큼 앞으로 당김 |
| 길이 | 25~70초 | 한 편에 메시지 하나 |
| 제목 | 2줄 · 줄당 14자 이내 | 그 구간 내용에서 뽑음. 다른 영상 문구 재사용 금지 |
여기서 시간을 아끼려고 대충 끊으면 뒤에서 다 물어냅니다. 반대로 여기만 잘 끊으면 나머지는 기계가 알아서 합니다.
3단계 · 렌더 — 원본을 자르지 않습니다
정해진 구간을 가지고 컷·자막·제목·워터마크를 한 번에 얹습니다. 이때 중요한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원본을 잘라 사본을 만들지 않습니다.
“2분 15초부터 2분 58초까지”를 쓰려면 그 구간을 잘라낸 파일을 만들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그러면 자를 때 한 번, 완성할 때 또 한 번 화질이 깎입니다. 8편을 뽑으면 8번 반복됩니다.
대신 원본을 그대로 두고 “여기부터 여기까지”를 가리키기만 합니다. 화질을 깎는 작업이 한 번으로 끝납니다. 중간을 들어내는 편집도 구간을 두 개 가리키면 이어붙습니다.
4단계 · 검수 — 눈과 숫자를 같이 씁니다
8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지 않습니다. 대신 구간을 골라 스틸을 뽑아 가로로 붙여 한 장으로 봅니다. 8편이면 40장 정도, 훑는 데 2분입니다.
그리고 눈으로 못 잡는 것은 숫자로 잽니다.
| 확인 | 기준 | 안 지키면 |
|---|---|---|
| 제목·자막 위치 | 전 구간 0px 고정 | 자막이 위아래로 튀어 싸구려로 보임 |
| 자막 한 줄 길이 | 화면 폭 이내 | 글자가 잘려나감 |
| 자막 지속시간 | 0.6초 이상 | 읽기 전에 사라짐 |
| 검정 프레임 | 0개 | 중간에 화면이 꺼진 채로 올라감 |
“오류 없음”은 “맞음”이 아닙니다. 명령이 정상 종료해도 결과가 틀릴 수 있습니다. 중요한 단계는 끝난 뒤 결과물을 다시 재서 확인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수정 루프가 돕니다
한 번에 끝나는 경우는 없습니다. 보고 나면 늘 고칠 게 나옵니다. 이때 고치는 방식이 결과를 가릅니다.
그 자리만 고치면 다음 영상에서 같은 문제가 또 납니다. 그래서 저희는 규칙에 한 줄을 추가합니다. 전사가 “컨텐츠”로 잘못 적으면 그 영상만 고치는 게 아니라 교체 목록에 넣습니다. 그러면 다음 영상부터는 저절로 맞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루프에서 가장 자주 걸리는 것 — 자막을 어디서 끊느냐를 다루겠습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콘텐츠 질을 가장 크게 가르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