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리퀴드데스·짐샤크·듀오링고
— 해외 브랜드 콘텐츠의 공통 구조 3가지

따라 해야 할 것은 결과가 아니라
그들이 만든 구조입니다

해외 사례 글은 대개 "이 브랜드가 이렇게 대박 났다"에서 끝납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져와야 할 건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를 만든 구조입니다.
요즘 해외에서 가장 잘 나가는 브랜드를 뜯어보면, 결국 같은 뼈대 셋이 나옵니다. 캔에 담은 생수 리퀴드데스, 차고에서 시작한 짐샤크, 언어 학습 앱 듀오링고 — 업종도 국가도 다르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은 겹칩니다.

세 브랜드가 만든 것

  • 리퀴드데스(Liquid Death) — 캔에 담은 생수입니다. 2024년 3월 6,700만 달러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14억 달러를 인정받았고, 이는 2022년 10월 7억 달러의 두 배입니다. 소매 판매액은 2022년 1억 1천만 달러에서 2023년 2억 6,300만 달러로 늘었습니다. (회사 발표·SPINS 데이터, 리테일다이브·포브스 보도 기준)
  • 짐샤크(Gymshark) — 2012년 차고에서 시작한 피트니스 웨어 브랜드입니다. 2020년 8월 General Atlantic이 지분 21%를 약 3억 달러에 인수하며 기업가치 10억 파운드 이상(달러 환산 13억~14억 5천만, 보도별 상이)을 인정받았습니다. 전통 광고를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제너럴애틀랜틱 발표·블룸버그·포브스 보도 기준)
  • 듀오링고(Duolingo) — 언어 학습 앱입니다. 틱톡 팔로워는 1,700만 명대입니다(2026년 8월 기준). 마스코트를 앞세운 'Dead Duo' 캠페인은 2025년 2월, 2주 만에 17억 회의 노출을 기록했습니다. (패스트컴퍼니 보도·소셜블레이드 기준)

업종도 국가도 다르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에는 겹치는 뼈대가 있습니다.

구조 1 — SNS를 광고판이 아니라 방송국처럼 운영합니다

리퀴드데스는 자신들을 음료 회사가 아니라 "음료로 수익화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정의합니다. 창업자 마이크 세사리오의 표현입니다. 계정은 제품을 진열하는 자리가 아니라 사람을 모으는 채널이고, 그래서 콘텐츠를 만들 때 "이게 팔릴까"가 아니라 "이게 공유될까"를 먼저 묻습니다.

코미디는 그들이 말하는 경쟁자가 따라 할 수 없는 무기입니다. 코카콜라와 펩시는 예산이 100배 많아도, 법무·홍보 검토를 거치는 동안 날 선 농담은 전부 깎여 나가기 때문입니다.

제품을 설명하는 콘텐츠는 사람들이 참아주는 것이고, 그 자체로 재미있는 콘텐츠는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이 차이가 광고비 규모를 뒤집습니다.

국내 적용 — 우리 콘텐츠 중 제품이 한 번도 안 나오는 것이 몇 개인지 세어 보세요. 0개라면 그 계정은 카탈로그이지 미디어가 아닙니다.

구조 2 — 계정 안에 '사람 또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세 브랜드 모두 로고가 말하지 않습니다.

  • 듀오링고에는 듀오라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학습을 독촉하는 앱의 성격을 캐릭터의 성격으로 바꿔놨습니다.
  • 짐샤크에는 창업자와 앰버서더가 있습니다. 브랜드가 직접 말하는 대신 사람들이 대신 입고 말합니다.
  • 리퀴드데스에는 일관된 화자의 태도가 있습니다. 물 브랜드가 헤비메탈의 말투를 쓴다는 설정 자체가 캐릭터입니다.

사람이나 캐릭터가 있으면 콘텐츠가 누적됩니다. 지난 콘텐츠를 본 사람이 다음 콘텐츠를 더 잘 이해하고, 그 관계가 팔로우의 이유가 됩니다. 화자가 없는 계정은 매번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합니다.

구조 3 — 결정이 빠릅니다

듀오링고의 소셜팀은 임원 승인을 기다리지 않고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결정하며, 짧은 주기로 제작·발행합니다. 그리고 무엇을 만들지는 댓글창에서 가져옵니다. 팀 내부에서는 댓글창이 곧 기획서라고 말합니다.

이건 조직 문제처럼 보이지만 사실 콘텐츠 품질의 문제입니다. 승인 단계가 길수록 시의성은 사라지고, 남는 건 아무도 반대하지 않는 무난한 콘텐츠뿐입니다.

규모가 작을수록 유리한 지점

세 브랜드의 성과는 큰 예산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작아서 가능했던 결정들이 쌓인 결과입니다. 그래서 국내 중소 브랜드가 그대로 옮길 수 있는 형태는 이렇습니다.

  1. 제품이 안 나오는 콘텐츠를 전체의 30% 만들어 봅니다. 우리 고객이 관심 있어 할 주제면 됩니다.
  2. 화자를 하나 정합니다. 대표든 직원이든 캐릭터든, 계정에 일관된 목소리를 붙입니다.
  3. 승인 단계를 한 단계로 줄입니다. 대신 하지 말아야 할 것의 목록(금지어·리스크)을 미리 문서로 정해둡니다.
  4. 댓글과 DM에서 다음 콘텐츠를 뽑습니다. 가장 저렴하고 정확한 기획 회의입니다.

결과를 베끼면 어색해지고, 구조를 베끼면 우리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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